창작소설 연재를 시작하며
제1화 10월 26일 오후 3시
제2화 1년전 10월 26일, 운명의 시작
제3화 덫에 걸린 네 남자
제4화 그래, 나 된장녀다!
제5화 빠릿빠릿한 놈
제6화 한국에서 패션녀 되기
제7화 탈출 작전
제8화 황제노래방 습격사건
제9화 여우와 늑대의 머리싸움
제10화 예언자 A맨
제11화 최종 점검
제12화 혜라의 무너진 왕국
제13화 작전 개시
제14화 피코방정식
제15화 임무 완료
제16화 어설픈 파티는 끝났다
제17화 네가 대체 원하는 게 뭐야?
제18화 10월 26일 저녁 7시(완결) 


                    <경국(驚國)된장 홍가연>


                                                                                                         제작 : 앤디킴
                                                                                                         원작 : 앤디킴


제17화: 네가 대체 원하는 게 뭐야?

- 6시 정각 -


  유 의원 일행이 타고 간 봉고차는 계획된 루트를 따라 주차장 2층으로 올라갔다. 다행히 누군가가 미행하는 낌새는 없었다. 곧이어 차가 오 보좌관이 타고 있는 승용차 앞에 멈추자 김 부장은 재빠르게 차 문을 열고 내렸다. 유 의원을 비롯한 네 명이 잽싸게 뒤따라 차에서 내리고 난 후 김 부장은 이렇게 말했다.

  “의원님, 그럼 조심히 들어가십시오.”

  “어, 수고했네,”

  유 의원이 이렇게 대답하는 사이 오 보좌관은 승용차 운전석에서 내려 뒷좌석의 문을 열어 주었다. 제일 먼저 유의원이 타고 그 다음으로 박 교수와 최 준장이 차례로 탔다. 민호도 조수석 문을 열고 차에 오르자 오 보좌관은 운전석으로 뛰어가 앉아 시동을 켜고 봉고차가 오던 방향과 반대방향으로 차를 몰고 나갔다. 그와 동시에 봉고차도 문을 닫고 마치 아무 일 없었다는 듯이 그대로 직진해 갔다.

  “완벽하군.”

  유 의원은 뒷좌석 시트에 편안히 기대앉은 뒤 만족스러운 듯 입을 열었다.

  “하하하”

  옆에 있던 박 교수가 겸연쩍은 듯 살짝 웃었다.

  “다들 수고했어.”

  유 의원은 위엄 있는 목소리로 이렇게 말했다. 

  운전석의 오 보좌관은 왼손으로 핸들을 잡고, 오른 손으로 조수석 앞쪽에 있던 쇼핑백들을 뒤적이며 꺼내기 시작했다. 그러자 민호도 그를 거들며 쇼핑백들을 꺼내었다. 총 네 개의 쇼핑백이 있었다. 

  “호텔에서 찾아 온 옷입니다. 소지품이랑 빠진 게 없는 지 확인하시고 갈아입으시지요.”

  오 보좌관은 전방에 시선을 떼지 않고 이렇게 말했다. 옆에 있던 민호는 쇼핑백을 모두 꺼내 뒷좌석 쪽으로 넘겨주었다. 그리고는 자신의 옷이 담긴 쇼핑백을 하나 찾아 다시 앞으로 가지고 왔다.

  뒷좌석의 다른 세 명도 각자 자신의 옷이 담긴 쇼핑백을 찾아서 앞에 가져다 두고는 입고 있던 용역원 복장을 벗기 시작했다. 

  “지갑이랑 핸드폰이랑 다 그대로 있는 것 같은데요.”

  최 준장이 자신의 양복상의를 만지작거리며 이렇게 말했다.

  “예, 제 것도 모두 그대로 있는 것 같습니다.”

  박 교수도 바지를 벗으며 얘기했다.

  모두들 입고 있던 옷을 벗고 쇼핑백을 뒤적거리기 시작했다.

  그때 유 의원이 쇼핑백에서 자신의 양복을 꺼내며 이렇게 말했다. 

  “그나저나 홍가연 이년을 어떻게 손봐주지?”

  “그런 버르장머리 없는 년은 따끔하게 혼을 내야 합니다.”

  최 준장도 옷을 꺼내며 거들었다.

  “뭐 좋은 방법이라도 있으십니까?”

  박 교수도 쇼핑백을 뒤적이며 말을 했다.

  “아주 요절을 내버려야죠.”

  유 의원은 이렇게 말하고는 다시 쇼핑백을 뒤지기 시작했다.

  차는 어느새 주차장 골목을 빠져나와 북창동 유흥가 골목으로 접어들고 있었다. 그러나 어느 누구도 먼저 옷을 입지 않고 쇼핑백만 뒤지고 있었다. 그러다가 최 준장이 입을 열었다.

  “제 팬티가 없는 것 같은데요?”

  그러자 유 의원과 박 교수, 오 조교도 똑같이 입을 열었다.

  “어, 나둔데?”

  “저두요.”

  “제 것도 없습니다.”

  옆에서 이를 듣고 있던 오 보좌관은 당황한 듯이 이렇게 말했다.

  “그럴 리가 없을 텐데요. 제가 호텔에 전화해서 알아보겠습니다.”

  그는 이렇게 말하고 곧바로 핸드폰을 꺼내들고는 통화를 시도했다. 잠시 후 호텔과 연락이 된 듯 그는 이렇게 말하기 시작했다.

  “예, 아까 전에 1808호 손님들 옷 찾아갔던 사람인데요. 예.”

  그러고 나서 담당자를 기다리는 듯 아무 말이 없더니 잠시 뒤에 다시 입을 열었다.

  “예, 아까 전에 1808호 옷 찾아갔던 사람인데요. 예, 다른 옷은 다 있는데 팬티만 없어진 것 같아서요. 예.”

  그리고 다시 무언가를 기다리는 듯 아무 말이 없다가 1분 쯤 뒤에 입을 열었다.

  “예, 어떻게 된 거죠? 예...... 예? 김명자, 오정례, 박복순, 송경자...... 네, 네...... 제일 큰 거요? 네...... 알겠습니다.”

  그리고는 전화를 끊고 뒷좌석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그가 전화를 채 끊기도 전부터 유 의원은 당황한 듯이 그를 질책하며 물었다.

  “이 봐, 도대체 무슨 말이야?”

  그러자 그는 희한하다는 표정으로 이렇게 대답했다.

  “저, 의원님, 그게 팬티는 퀵서비스로 따로 보냈답니다.”

  그 순간 차 안의 모든 사람들의 눈동자가 커지기 시작했다.

  “그게 무슨 소리야 따로 보내다니?”

  “김명자, 박복순, 오정례, 송... 송, 뭐였더라?”

  오 보좌관은 생각이 나지 않는 듯 잠시 말을 멈추었다. 그러자 옆에 있던 민호가 사색이 된 얼굴로 이렇게 말했다.

  “송경자요?”

  “예, 송경자. 아무튼 팬티는 이 사람들한테 각자 퀵서비스로 보냈다고 합니다. 호텔 로고가 제일 크게 박혀 있는 봉투에 넣어서요. 1808호 예약한 손님이 처음부터 그렇게 요청했다고 하는데요. 지금쯤 도착했을 거라고 합니다.”   

  그 순간 유 의원은 망치로 한 방 얻어맞은 듯한 얼굴이 되어 버렸다.

  “아시는 분들입니까?”

  오 보좌관은 의원의 눈치를 보며 조심스럽게 물어보았다.

  “멍충아, 김명자는 내 마누라잖아.”

  그는 붉으락푸르락한 얼굴로 이렇게 소리쳤다. 그리고는 역시 사색이 된 최 준장과 박 교수를 보며 이렇게 물었다.

  “혹시 당신들도?”

  박 교수는 이미 허옇게 질린 얼굴로 고개를 끄덕였다. 그의 머릿속은 집에 가서 둘러댈 변명거리를 찾으며 또 다시 분주하게 굴러가기 시작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쉽게 찾을 수 있을 것 같지 않았다. 

  항상 근엄한 표정을 짓던 최 준장의 얼굴은 분노로 시뻘겋게 변해있었다. 그는 잃어버린 팬티를 떠올리며 미친 들짐승처럼 포효하며 소리쳤다.

  “홍가연, 이 썅!”

  그리고는 ‘윽’ 소리와 함께 뒷목을 잡으며 더 이상 말을 잇지 못하였다. 시원하게 욕을 내뱉고 싶었지만, 그랬다가는 뒷머리로 피가 역류해서 죽을 것만 같았다.

  옆에 있던 박 교수는 문득 생각난 듯 민호 쪽을 보고 물었다.

  “근데 네 팬티는 누구한테 간거냐?”

  송경자란 이름이 나오고부터 계속 참담한 표정을 짓고 있던 민호는 힘없이 입을 열었다.

  “저희 어머니이십니다.”

  박 교수는 대책이 없다는 듯이 한 숨을 푹 내쉬었고, 옆에 있던 유 의원은 이제는 다 포기했다는 듯이 신음하며 이렇게 말했다.

  “아, 홍가연!” 


                                                                                                         <제17화 끝>



                                                                                                     



Posted by Andy Ki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