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너즈 리그에 등장하는 로봇의 모습이다. 그림을 잘 못그려서 그렇지, 실제 완성된 모습은 이보다 더 아름다울 것이다. 이 디자인을 완성하는데만 꼬박 3개월이 걸렸다. 로봇을 처음 만들다보니 로봇의 역사를 공부하면서 다양한 디자인을 보고, 특히 일본 로봇의 발달 과정을 유심히 살펴보았다.
그 수많은 로봇들의 디자인에 대해서 지금 다 말할 수는 없고, 필요하면 앞으로 천천히 풀어놓을 것이다. 결론만 얘기하자면 수많은 디자이너들의 아름다운 로봇들을 보았지만 디자인이 무엇인지 알고 디자인한 사람은 단 한 명 뿐이었다. 바로 '파이브스타스토리즈'의 '나가노 마모루'였다(다른 로봇들이 아름답지 않다는 얘기는 아니니 오해 없으시길, 일례로 '반다이'사의 '스트라이크 건담' 같은 경우 상당히 매력적이다. 하지만 그런 아름다움은 재현될 수 없는 우연의 산물일 뿐이라는 취지의 얘기이다).
나는 디자인에 전혀 문외한이었다. 내가 구상하는 로봇들은 누군가가 이미 생각한 수많은 형태들의 조합일 뿐이었다. 게다가 전혀 아름답지가 않았다. 그러던 중에 발견한 것이 나가노 마모루의 작품들이었다. 그의 작품에는 규칙적인 조화와 균형이 있었고, 그것이 독창적이면서도 한없이 아름다운 미를 창조해 냈다.
그의 디자인의 기술을 터득하는데는 어느정도 시간이 소요되었지만, 이제는 자유자재로 로봇을 디자인할 수 있다고 자부한다. 어떤 사람들은 그런데 왜 저정도 밖에 안되냐고 할 수도 있겠다. 하지만, 나가노 마모루와 나 사이에는 엄연히 차이 점이 존재한다. 그는 만화가이기 때문에 그가 구상한 디자인을 자유롭게 구현할 수 있지만, 내 경우는 실제로 움직이기 위한 여러가지 제약들이 존재한다. 특히 각 관절을 움직이는 모터와 컨트롤러, 배터리의 크기와 모양을 모두 고려해야만 한다. 난 단지 그와 같은 방식으로 디자인하는 것일 뿐, 그와 똑같은 작품을 만드는 것이 아니다.
나가노 마모루의 작품이 마냥 좋기만 한 것은 아니다. 그의 로봇들에는 불필요한 기괴함이 많고 나는 거기에 반대한다. 그래서인지 그를 스승으로까지는 생각하고 싶지 않다. 하지만 나가노 마모루라는 천재가 없었다면 난 아직도 책상에서 스케치북을 끄적이며 왜 아름다움이 묻어나지 않는가를 고민하고 있었을 것이다.

